사회적 합의, 보편적 사고

엔지니어적인 사고로 오랫동안 살아오다 보니 몇몇 분야에서는 급진적인 사고가 많아지고, 법체제 같은 사회적 환경이 기술 혁신의 발목을 잡을 때는 언제나 답답함을 느낀다. 지난달 서울시가 우버(Uber)를 불법으로 규정했을 때에도 그런 기분이었지만, 송위진 선임연구원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서 이런 면에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우버 논란, 엔지니어 눈으로만 봐선 안 돼” (이성규, 블로터)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논리에 익숙한 국가이다. 기술 추격형 전략을 취해서 성공해왔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실행한 기술을 따라했더니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개발된 기술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우리는) 그런 기술이 구성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이해가 없다. 쫓아갈 때에는 성과를 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사회에서 발생한 문제를 풀 수는 없다.

비단 기술뿐 아니라, 현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중에서 이것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몇 개나 될까? 아이디어의 발상이 태동하고 사회의 합의된 가치를 얻어가는 숙의 과정이 생략된 채로 너무 많은 것을 받아들이면서 발전해 왔고, 구성원들의 생각이 충돌할 때 토론하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의지도 함께 결여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스스로는 보편적인 사고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자신의 생각이 특수한 생각이라고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