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의 전신은 (PE2.EXE)

IBM Personal Editor 1.0
IBM Personal Editor 1.0

1996년 중학교 2학년이던 즈음, 시대에 맞지 않게 사용하던 386 컴퓨터에서 PE2라는 에디터를 사용했었다. 형이 먼저 쓰고 있었고 나도 자연스레 따라 쓰게 된 것인데, 당시 주위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윈도우로 환경이 바뀐 후 누군가 PE2의 모습을 살려 PE32라는 에디터를 만들고 있던 것은 알고 있었고, 개발이 계속 되고 있는지 오랜만에 검색해 보다 아랫글을 발견했다. 환갑 넘으신 분의 기술적인 설명에 놀라고, PE2의 역사도 대략 사반세기 만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전신은 1980년대에 IBM이 배포한 PE2입니다.

(PE2 개발자는 개인이고, IBM은 이 판권을 사서 값비싼 대형 컴퓨터 사주는 회사의 전산요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 배포했습니다.

그후 PE2 개발자는 이를 개량하여 1990년대에 PE3을 내놓았습니다. (저는 당시 16만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물론 모두 옛날 DOS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강력한 명령어 매크로에 매료되어 고급 사용자들이 애용했습니다.

Windows 10 콘솔 인터페이스 프로그램과 한글 입력

조금 더 정확한 이야기는 Russell Herman의 글1에서 찾을 수 있다. IBM Personal Editor로 알려진 PE는 1982년, IBM의 직원 Jim Wyllie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Edlin2이 DOS의 유일한 에디터였던 시절, PE는 PC 툴의 품질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고 한다.

당시 IBM에는 직원들이 업무 외의 시간에 개인적으로 만든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IBM의 이름으로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Personally Developed Software3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Personal Editor도 이 시리즈 중 하나이다.

IBM Personal Editor II

PE2는 1985년에 출시하였고, 내가 사용한 것은 그 후 1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C언어 프로그래밍으로 놀던 시절인데, Turbo C의 IDE나 MS-C의 IDE인 Programmer’s WorkBench (PWB)4를 사용하는 대신 PE2로 대부분 코딩을 했었던 기억이다.

인터넷에서도 스크린샷을 찾을 수 없어 아쉽지만, 빨강, 초록, 파랑을 사용한 원색적인 배경에 흰 글자색으로 그레이 색을 사용하는 다른 에디터들보다 컨트라스트가 높고 가독성이 좋았다.

나눔 명조체 스크린샷
PE32 (Personal Editor 32)

시작 화면에는 ASCII 문자로 큰 IBM 로고가 표시되고, 파일의 시작과 끝에는 Top of file, Bottom of file 표시가 있었다. ESC키로 텍스트 영역과 하단의 초록색 명령어 라인 사이를 오갈 수 있다. 어떻게 알고선 PE2.PRO 파일을 통해 여러 가지 커스터마이징도 했었다. F1을 누르면 PE2.HLP 파일이 에디터에 열려 도움말을 볼 수 있다. 아마 쉬운 영어로 쓰인 도움말에서 사용법을 익혔을 것이다.

IBM Personal Editor 1.0
IBM Personal Editor 1.0

자료를 찾을 수 없는 PE2와 달리, Personal Editor 1.0은 매뉴얼5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사용하던 기능들은 대부분 1.0부터 있던 걸로 보인다.

PE2는 용량이 적고 낭비되는 기능이 없었다. 내가 사용하던 Turbo C 2.0은 1988년에 출시한 것이고, MS-C는 1989년에 나온 제품이다. 몇 년이 지나도 그 자체로 완성된 제품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경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1. PE - a user’s history (long) (1991년에 comp.editors 뉴스그룹에 올라온 글이다.) ↩︎

  2. Edlin - 86-DOS를 만든 Tim Paterson이 만든 에디터로, 86-DOS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여 MS-DOS가 된다. 아직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에 포함되어 있다. ↩︎

  3. Software spotlight: IBM Personally Developed Software series ↩︎

  4. 이후 Developer Studio를 거쳐 현재의 Visual Studio가 된다. ↩︎

  5. IBM Personal Editor 매뉴얼 (PDF) ↩︎